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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별 소규모 축제

지역별 소규모 축제 탐방 : 눈 속 조각 예술, 태백산 눈축제

by infobox51985 2025. 7. 5.

하얗게 얼어붙은 산정, 칼바람이 부는 고갯길, 그 위에 피어난 거대한 눈 예술들.
태백산 눈축제는 그러한 차가움 위에 피어나는 따뜻한 예술의 집합체다.

해발 1,500m가 넘는 태백산 자락에서 매년 열리는 이 축제는 

겨울을 견뎌낸 사람들이 자연과 소통하고,

눈을 통해 상상력을 구현해 내는 문화예술의 무대다.

흰 설원 위에 눈 조각들은 좋은 볼거리를 제공하고 자연스럽게 포토 스팟이 된다.

 

1,567m의 고도는 다른 산들과는 확연히 다른 기온 차를 만들어내며,
이 덕분에 매년 겨울이 시작되면 가장 먼저 눈이 내리고, 가장 늦게까지 그 눈이 남아 있는 산이 된다.

태백산 눈축제가 열리는 당골광장 일대는 해발 800~900m 부근으로,
눈이 쌓이면 그냥 ‘쌓이는 것’이 아니라 하얀 절경이 펼쳐진다.
소나무 가지 위에 덮인 눈, 계단을 따라 내려앉은 눈송이,

그리고 산허리를 감싸는 안개와 구름…

이러한 자연적 조건 덕분에, 태백은 눈 예술을 구현할 수 있는 최고의 무대가 되었고,
그 위에 예술가와 시민들이 스토리를 입히며 겨울 문화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했다.

 

태백산 눈축제가 꾸준히 이어져올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지역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애정 덕분이다.
축제는 단순히 시가 주도해서 운영하는 형태가 아니라,
실제로 지역 주민들, 학생, 자원봉사자들이 축제장 조성부터 프로그램 운영까지 함께한다.

예를 들어, 눈 조각은 전국 공모로 선정된 예술가들이 만들지만,
조각 밑작업은 태백 시민들이 함께 참여하고,
밤새 이어지는 온도 관리, 조명 점검, 정리 작업도 시민 봉사단이 책임진다.

또한, 태백 내 고등학생들이 직접 만든 미니 눈 조각 전시존,
시민 버스킹 무대, 가족 마을 체험 부스 등은
이 축제가 단순한 ‘관광 이벤트’가 아닌 지역 전체가 움직이는 진짜 축제임을 보여준다.

그런 마음들이 쌓여 지금의 태백산 눈축제를 만들었고,
그래서 더 따뜻하고 사람 냄새 나는 겨울 행사로 기억된다.

 

지역별 소규모 축제 탐방 : 눈 조각 , 태백산 눈축제

 

언제, 어디서?

태백산 눈축제는 보통 1월 중순부터 2월 초까지 약 2~3주간 개최된다.
주요 행사장은 태백산국립공원 당골광장이며,

부대 행사는 황지연못, 문화광장, 철암역 일대에서도 함께 진행된다.

이 축제가 특별한 이유는 단순히 ‘눈이 많이 오기 때문’만은 아니다.
태백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추운 도시 중 하나로, 고도와 기온, 적설량이 예술적인 눈 조각을 오래 유지시킬 수 있는 조건을 모두 갖췄다.
실제로 매년 조각가들은 전국에서 모여들어,

얼음과 눈을 깎아가며 하나의 거대한 야외 갤러리를 완성한다.

또한 태백 시민들과 자원봉사자들까지 함께 참여하여,
지역성과 공동체 정신이 녹아 있는 축제가 된다.

 

눈 조각 전시

축제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눈 조각 전시다.

때로는 동화 속 장면을 구현하기도 하고,
때로는 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설치 미술처럼 기능하기도 한다.

어떤 조각은 거대한 공룡의 형상을 눈으로 구현했고,
어떤 조각은 태백산의 전설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밤에는 LED 조명이 각 조각에 투영되어, 눈 위에 펼쳐지는 그림자들이
마치 또 하나의 회화처럼 살아난다.

눈이라는 재료는 매우 섬세하고, 온도와 시간에 따라 금방 형태가 흐트러질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작가들은 매 순간 ‘사라질 수밖에 없는 예술’을 창조한다.
태백산 눈축제에서의 예술은 영원하지 않기에 더 소중하다.

이 조각들을 따라 걷다 보면, 자연 속에 놓인 사람의 감정과 사유가 느껴진다.

 

주요 프로그램 소개

구분내용
눈 조각 전시 대형 구조물부터 감성 조각까지 다양한 테마 (매년 작가 공모)
눈 놀이터 눈썰매장, 눈 미끄럼틀, 눈사람 만들기 체험
겨울 야시장 군고구마, 어묵, 떡국, 황태국 등 따뜻한 먹거리 판매
시민 예술존 태백 학생·주민들이 만든 미니 조형물 전시
야간 공연 버스킹, 겨울 퍼포먼스, 조명 쇼
 

이외에도 매주 주말마다 특색 있는 행사가 열려,
하루만 보기엔 아까운 콘텐츠들이 가득하다.

 

먹거리

축제장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 모이는 곳은 눈썰매장 다음으로 먹거리 존이다.
추운 날씨 속에서 따뜻한 어묵 국물 한 모금은 그 자체로 감동이다.

특히 인상 깊었던 것은 태백 지역의 명물 황탯국이었다.
맑고 깊은 국물에 부드러운 황태살이 어우러져
한 입 먹는 순간 손끝까지 온기가 퍼졌다.

또한 메밀 전, 감자떡, 도토리묵무침, 군밤, 군고구마 등
강원도의 전통 간식들이 저렴하게 판매되어
아이들과 함께 가볍게 즐기기에 좋았다.

 

교통편 & 방문 팁

  • 자가용: 서울 → 영동고속도로 → 중앙고속도로 → 태백 IC (약 3시간 소요)
  • 대중교통: 동서울터미널 출발 시외버스 → 태백터미널 하차 후 시내버스/도보 이동
  • 기차: 청량리역 → 태백역 (무궁화호 이용, 약 4시간)

 - 축제장은 당골광장황지연못 부근으로 나뉘며  

   현장 안내소에서 지도, 스케줄, 셔틀 정보 제공
   주말은 혼잡하므로 오전 10시 이전 입장 추천

 

숙소

태백산은 아침의 기온이 더 낮고, 공기가 훨씬 맑다.
따라서 당일치기보다는 1박 2일 코스로 여유 있게 즐기길 추천한다.

숙소는 시내 쪽에 모던한 모텔형 숙소부터 펜션, 게스트하우스까지 다양하며,
눈 오는 날은 창문 너머 설경을 즐길 수 있는 고지대 숙소도 인기다.

조식 포함되는 곳에서 먹는 뜨끈한 미역국과 고등어구이 한상차림
겨울 여행의 진정한 마무리였다.

 

 

태백산 눈축제를 찾은 날은 영하 14도였다.
입김이 하얗게 나고, 손끝은 장갑 안에서도 시릴 만큼 추웠다.
하지만 당골광장에 도착한 순간, 그런 추위는 배경이 되었다.

눈 조각 하나하나를 보며 감탄했고,
낮에는 아이들과 함께 눈 미끄럼틀을 타며 소리를 질렀다.
한쪽에서는 눈사람 만들기 체험이 진행되고 있었고,
다른 쪽에서는 지역 예술가들이 작은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었다.

저녁이 되자 모든 눈 조각에 불빛이 들어왔고,
눈은 조용히 내려앉기 시작했다.
그 순간 나는, 이 축제를 통해 ‘겨울은 감정이 가장 맑아지는 계절’ 임을 깨달았다.

차가운 공기 속에서도 사람들은 웃고 있었다.
손을 꼭 잡은 가족, 삼각대를 세우는 사진가, 눈 위를 조심히 걷는 노부부.
그 모두가 이 하얀 무대 위에서 겨울을 마주하고 있었다.

태백산 눈축제는 겨울을 느끼고, 겨울 속에 있는 나를 바라보는 경험이다.

흰 눈은 모든 것을 덮지만, 그 위에 세워진 조각들은 오히려
그 사람들의 생각, 마음, 기억을 드러낸다.
한계의 계절이라 여겨지는 겨울을, 가능성의 계절로 바꾼 축제.
그것이 바로 태백산 눈축제였다.